미국 영화제 수상작 5편과 중간계 개봉이 말하는 것
- 로스앤젤레스에서 울린 새로운 영화의 이름
- AI 국제 영화제가 찾아낸 새로운 가능성
- 강윤성 감독이 중간계로 연 새로운 시대
- 배우들이 발견한 AI와 인간의 경계
- 봉준호가 제시한 변하지 않는 본질
- 강윤성 감독이 증명한 효율의 미학
- 프롬이 말하는 함께 만들자는 의미
- 할리우드가 증명한 것, 인간이 완성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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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I 국제 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5편이 수상했습니다. 현해리 감독의 '더 롱비지터'가 최우수상을, 오동하 감독의 '제로'가 최우수 하이브리드 AI 영화상 등 4관왕을, 진수현·김아리아·박현주 감독의 '호접지몽'이 최우수 서사 단편상을 받았습니다. 단일 국가 역대 최다 수상이라는 기록입니다. 설립자 버트 홀랜드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국가들이 주도하는 영화 제작의 민주화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죠. 할리우드가 한국 AI 영화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습니다.
버트 홀랜드는 2021년 AI가 영화 제작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기술 장벽을 낮추고 창작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AI 국제 영화제(AI International Film Festival)를 설립했습니다. 한국 작품들의 약진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제작비 부담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장르, 표현하지 못했던 세계관, 만들어내지 못했던 캐릭터들을 AI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CGV AI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더 롱비지터'가 할리우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유죠.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가능성이 평가받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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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 상업 영화 '중간계'가 개봉했습니다. '범죄도시',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을 만든 강윤성 감독이 6년 만에 선택한 극장영화 복귀작입니다. 25년 전 데뷔작으로 준비했던 '뫼비우스'를 각색한 러닝타임 60분으로 티켓값은 일반 영화의 반값 수준이지만, 20만 관객이면 손익분기점을 넘는 구조입니다. 강 감독은 "제작 초기인 3월에는 AI 기술이 실사 영화와 잘 섞이지 않았지만 촬영 도중에도 기술이 계속 발전했고, 완성본은 최근 기술로 전부 갈아 끼웠다."라고 솔직하게 제작과정에 대해 말했습니다.
영화 '중간계'는 인공지능과 실사 영화의 하이브리드 효율을 증명했습니다. 일반 영화의 차량 폭파 장면은 일반적으로 45일이 걸리지만, AI로는 12시간 만에 끝낼 수 있었고, 광화문 광장 폭파 장면은 모두 AI로 구현되었습니다. 중간계는 효율성과 한계를 동시에 증명한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배우 변요한은 "감독과 배우, 스태프의 상상력과 창작력이 없으면 AI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마치 과학실험을 마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I 연출과 관련한 제작 인력은 생성과 편집 파트에서 기존 영화보다 오히려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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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도 얼마 전 컨퍼런스에서 AI와 스트리밍 시대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영화인들도 요즘 모이면 늘 AI 이야기를 합니다. 두려워서 그래요. 하지만 TV, 인터넷, 케이블, 스트리밍까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는 위협받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이 모든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본질은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는 것입니다. 결국 도저히 일시정지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그만큼 몰입할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고전 명작들의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윤성 감독도 "색보정의 변환 폭이 좁고, 실사와의 질감이 완전히 섞이지 않습니다. 색을 아무리 맞춰도 결국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지점이 남는 게 현재 기술의 한계입니다."라고 AI 영상의 구조적 한계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하지만 효율성은 명확했습니다. 통상 1시간 분량의 영화 후반 작업에 1년이 걸리는데, '중간계'의 AI 작업은 한 달 반에 불과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영화 자체로 재미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됐으면 좋겠고, 예산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영화가 기획되고 제작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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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AI 국제 영화제가 한국 작품들에 주목한 이유는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수용하되, 창작의 본질을 지키는 균형감각 때문입니다. 버트 홀랜드가 말한 '영화 제작의 민주화'는 기술 장벽을 낮추는 것이지, 예술적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봉준호가 강조한 '변하지 않는 본질'은 관객을 매료시키는 힘이고, 그것은 여전히 인간의 충동과 상상력에서 나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선택과 큐레이션은 인간의 안목으로 완성하는 일. 프롬이 늘 말하는 인공지능 스토리텔링의 '함께 만들자'는 진짜 의미는 '함께 선택하자'입니다.
AI 시대의 리터러시는 생성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생성 능력은 이미 평준화되었습니다. 이제 차별화의 지점은 선택 안목입니다.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사람보다, 좋은 결과를 고르는 사람의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할리우드가 한국 AI 영화에 주목한 것은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이미 높아진 AI 기술을 활용,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죠. 보다 많은 창작자들이 좀 더 도전적으로 AI 영화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할리우드가 선택한 것은 한국 AI 영화의 가능성이고, 그 가능성의 핵심은 기술과 인간의 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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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생각' 소개ㅣ2023년부터 국내 최초의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을 설립하고 인공지능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콘텐츠 제작하는 일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고, 누구보다 깊이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누적 700명과 함께 AI 수업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MBC C&I 'AI Contents Lab',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콘텐츠 회사들의 AI &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또한 본업인 기획과 PR을 하면서 인사이트 클럽 대표로 약 1만 명 규모의 AI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 프로필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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