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 엔지니어링, AI 스토리텔링의 새 문법
- 프롬프트는 질문, 컨텍스트는 세계
- 컨텍스트가 중요한 세 가지 이유
- 이야기 세계를 짓는 세 단계
- 에이전트 시대의 프롬프트 원칙
- 질문을 넘어 창세(創世)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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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는 질문, 컨텍스트는 세계
지난 9월, 앤트로픽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LLM의 성능은 질문을 얼마나 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정보를 언제 얼마나 넣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AI의 역할과 규칙을 정의하는 기법이라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시스템 설명서, 도구, 외부 자료, 대화 기록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더 큰 개념입니다. 프롬프트가 질문이라면, 컨텍스트는 그 질문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AI는 기억이나 감정이 아직 없기 때문에, 매번 "지금 어떤 세계에서 말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프롬프트 레벨에서는 "전쟁 직후 폐허에서 살아남은 소녀의 독백을 쓰라"고 요청하지만, 컨텍스트 레벨에서는 "냉전의 여파가 남은 2060년, 인간과 AI가 함께 살지만 서로를 불신하는 시대"라는 세계관을 먼저 설정합니다. 이 두 층위를 체계적으로 설계하면, AI는 단순히 문장을 이어 붙이는 게 아니라 이야기의 방향을 이해하고 창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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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가 중요한 세 가지 이유
트랜스포머 구조는 문장의 모든 단어(토큰)가 서로를 주의 깊게 살피기 때문에, 문장이 길어질수록 연결 관계가 너무 많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문맥이 길어지면 기억력이 약해지는 컨텍스트 rot 현상이 생기고, 중요한 정보가 문장 중간쯤 있을 때는 Lost in the Middle(가운데서 길을 잃는 문제)이라고 불리는 품질 저하가 일어납니다. 쓸모없는 단어가 많으면 계산 비용과 속도 지연이 커지고, 잘못된 답이 나올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질문만 잘 설계하는 역할은 줄어듭니다. 문장을 예쁘게 다듬는 기술보다는, 문맥과 도구, 기억, 검색 흐름 전체를 설계하는 상위 운영 능력이 더 중요해집니다. 하지만 간결하고 명확한 프롬프트는 여전히 핵심입니다.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도구를 쓰고, 어떻게 정보를 요약할지 안내하는 운영 매뉴얼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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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세계를 짓는 세 단계
컨텍스트 스토리텔링은 세 단계로 구분됩니다. Semantic Context Design(의미 문맥 설계)은 언어, 시대, 가치관, 감정선 같은 세계의 의미 규칙을 정합니다. Interaction Context Design(상호작용 문맥 설계)은 목표, 제약, 관계의 긴장 같은 인물들 사이의 상호작용 규칙을 만듭니다. Narrative Context Orchestration(서사 문맥 조율)은 템포, 전환점, 감정 곡선 같은 이야기가 흘러가는 리듬과 구조를 설계합니다.
이 세 층이 잘 맞아떨어지면, AI는 단순히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가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참여자처럼 작동합니다. 컨텍스트 스토리텔링은 AI에게 인간처럼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을 프로그래밍하는 문학적 기술입니다. 이 개념은 AI 스토리텔링에서 플롯을 짜기 전에 세계를 먼저 만드는 일, 즉 AI에게 이야기의 전제와 감정을 심어주는 창조의 첫 단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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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시대의 스토리텔링 원칙
도구의 기능과 엔진 업데이트에 집착하는 것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도구와 기능을 파악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GPT-5가 나왔든 Claude 4.5가 나왔든, 최신 모델을 쫓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만들 이야기에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아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한계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안에서 창조적 자유도를 최대한 부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각을 제거하려 애쓰기보다, 환각이 생기는 영역과 정확성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서 설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모든 작가의 지향점이 다르듯이, 창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만의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개인 에이전트를 설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범용 AI 도구는 평균적인 결과를 냅니다. 하지만 당신의 스타일, 당신의 세계관, 당신의 서사 리듬을 이해하는 에이전트는 오직 당신만이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천 명의 작가가 있다면 천 개의 창작 에이전트가 존재하는 시대로 진입합니다. 당신의 문학적 DNA를 학습한 에이전트, 그것이 AI 시대 창작자의 진짜 무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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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넘어 창세(創世)로
질문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설계하는 건축술, 그것이 컨텍스트 스토리텔링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구독하는 엔진을 넘어 나만의 에이전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AI는 당신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만든 세계 안에서 존재합니다. 도구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보는 눈은 오랜 경험으로만 생깁니다. AI에게 정답을 물어보는 대신, 감각과 가치관과 의도를 설계하는 것이 진짜 인공지능 스토리텔링의 시작입니다.
프롬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컨텍스트 스토리텔링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더 좋은 도구로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프롬프트를 넘어 문맥으로, 질문을 넘어 창조로 나아가는 것이 AI 시대 창작자의 새로운 문법입니다. AI는 증폭기이지, 창조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곱하기는 하지만 더하기는 하지 않습니다. 나의 역량이 '0'이면 어떤 좋은 도구도 제로로 수렴됩니다. 컨텍스트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으로 프롬의 11월이 곧 열립니다. 📨 슬쩍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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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하고, 기계는 기술한다. AI 스토리텔링 랩 '프롬'은 인공지능과 인문지성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실험실’이자, 좋은 도구로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콘텐츠 스튜디오’입니다. MBC C&I 'AI 콘텐츠 랩', 한국영상대학교, 거꾸로캠퍼스 등과 연구/수업/프로젝트 파트너십이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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