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입니다. 두 번의 주말에 걸친 프롬의 9월 수업을 잘 마쳤습니다. 클로드로 이야기를 설계하고, 에이크론으로 비주얼로 연결하는 수업이었죠. 그 사이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김아라 연출의 「사운드 오브 맥베스」를 관람했습니다. AI를 가르치던 주간에, 400년 된 이야기를 보러 간 셈입니다. 한쪽에서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설명하고, 다른 쪽에서는 무엇이 여전히 남아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변하지 않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00년 된 마음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져도, 사람을 움직이는 욕망과 두려움은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사운드 오브 맥베스는 인간의 내면을 소리로 꺼내놓습니다. 정동환의 맥베스 곁에 피아노로 심리를 표현하는 또 다른 맥베스가 있고, 마녀들의 속삭임은 욕망과 불안을 키웁니다. 왕이 되고 싶은 마음, 얻은 자리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 포스터에는 '진화하는 텍스트'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고전은 같은 모습으로 보존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죠. 다른 소리와 몸을 얻으며 다시 질문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기술을 설명하는 말은 자주 바뀌어도, 사람을 이해하려는 질문은 오래 남습니다.
47번을 새로 써도
새 도구가 생겨도, 무엇을 만들고 왜 끝까지 해낼지는 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폴 그레이엄은 YC 창업자들을 위한 강연을 47번째 하면서도 매번 빈 파일에서 다시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결국 전하는 내용은 비슷하죠. AI가 만드는 속도를 높여줘도, 먼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그의 인터뷰의 이 대목에서 프롬 수업을 떠올렸습니다. 만들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고 만들고 싶은 것까지 선명해지지는 않습니다. 남의 결과물을 보고 감탄하는 일에서, 내 이야기를 정하는 일로 넘어가는 순간. 그 첫 선택은 새 모델이 나와도 우리 앞에 남아 있습니다.
늘 되풀이한 말
프롬의 수업 교안에는 언제나 같은 단어가 세 번 적혀 있습니다. ‘스토리, 스토리, 스토리.’
프롬 9월 수업은 일곱 글자 제목과 로그라인, 한 편의 단편 스토리와 비주얼 영상을 목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언제나 시작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인물이 왜 움직이는지 모른 채 움직임만 정교하게 만들면, 화면은 살아 있어도 이야기는 멈춰 있습니다. 그래서 프롬 수업의 마지막에는 언제나 ‘생각의 시간이 마법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장면이 왜 필요한지 생각하는 시간. AI가 작업을 덜어준 만큼, 우리는 그 질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월, 함께 감상회
최초의 AI 명작 감상회. 잘 만든 AI 작품을 함께 보고, 마음을 움직인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10월 프롬이 처음으로 ‘AI 명작 감상회’를 엽니다. AI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안목을 기르는 시간입니다. 어떤 모델을 어떻게 썼는지와 함께, 왜 이 인물이 궁금해지는지, 어떤 장면이 끝난 뒤에도 남는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같은 작품을 보고 서로 다른 이유를 나누면, 혼자서는 지나쳤을 선택도 보이겠죠. 9월에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10월에는 좋은 이야기를 알아보는 눈을 함께 기릅니다. 자세한 일정과 참여 방법은 추후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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